세계적인 음악 트랜드는 싱글 단위의 음악을 발매하고 바이럴을 시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는 과거의 앨범 위주로 발매하는 흐름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아이돌 위주로 시장이 돌아가는 한국 시장도 마찬가지인 이야기입니다.
에스파, 뉴진스도 EP 혹은 미니 앨범만 발매하고 정규 앨범은 발매하지 않은 것처럼요.
시장의 흐름이 빨라진 지금, 더 많은 정성을 들여 많은 곡을 만들고 앨범을 발매하는 일이 싱글 두 세곡을 히트시키는 것보다 효율이 떨어지는 일이기 때문이죠.
당연하게도, 수많은 뮤지션들이 돈을 벌기 위해, 생업으로 음악을 하므로 상업성을 쫓아가는 일이 단순히 나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시장의 흐름은 유튜브의 성장과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들이 많아지며 가속화됐는데요, 과거에는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앨범을 구매해야 했습니다. 현재는 앨범을 구매하는 사람은 팬심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단순히 음악을 듣기 위해 앨범을 구매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달합니다.
피지컬 음반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37.6%, 그 중에서도 구매 이유를 물어봤을 때 ‘음반으로 소장하고 싶어서’가 52.7%,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음반이라서’가 47.9%로 피지컬 음반을 구매하는 사람의 절반 이상은 ‘팬심’으로 구매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음악 감상에 조금 더 초점이 맞춰져 있는 플랫폼 앨범을 구매한 사람은 8.2%밖에 되지 않습니다.
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2023음악산업백서」, 121~130p
안타깝게도, 스트리밍 플랫폼이 음원 시장의 가장 큰 부분이 되었지만, 이들은 내려간 음반의 판매 수익의 공백을 채워주지 못합니다.
현재 주요 스트리밍 플랫폼 중에서 아티스트에게 로열티를 가장 많이 지불하는 플랫폼은 ‘애플뮤직’인데, 이들은 대략 12$를 로열티로 지불하지만, 스포티파이는 대략 7.5$, 유튜브는 1.5$ 수준이기에 대부분의 아티스트들은 음원 수익에 큰 기대를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출처: Daniel Sanchez, 「What Apple Music, Spotify, and YouTube Are Paying Musicians」, 『Digital Music News』, 2017년 8월 21일, https://www.digitalmusicnews.com/2017/08/21/apple-music-spotify-youtube-riaa/
영국의 아티스트 제임스 블레이크는 X를 통해 “만약 우리가 퀄리티 있는 음악을 원한다면 누군가는 값을 지불해야 한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값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으며, 음원사들은 그냥 앉아서 바이럴하기를 기다리고 그 어느 때보다 큰 지분을 원한다, 틱톡도 제대로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며, 투어를 도는 것은 대부분의 아티스트에게 엄청나게 비싸지고 있다.”, “세뇌가 먹혀들었고 이제 사람들은 음악이 공짜라고 생각한다.”라는 말을 전했던 것처럼 말이죠.
큰 회사를 통해 큰 자본력을 유치하는 이미 유명한 아티스트들에게는 큰 장벽이 아닐 수도 있으나, 비교적 영세한 아티스트들에게는 음악보다 마케팅에 더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 왔습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을 포함한 SNS 콘텐츠와 숏폼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며 바이럴 마케팅의 힘이 강해지고, 앨범 단위의 작업물을 발매하는 것보다는 싱글 단위로 발매하고 마케팅에 더 공을 들이는 식으로 시장의 흐름이 변했습니다. 비용을 투자해 앨범을 발매하고, 굿즈 형식으로 소비되는 앨범 판매 수익을 챙기는 것보다는 싱글을 발매하고 마케팅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경제적이고, 잘 먹히는 방법이라는 것이 증명됐으니까요.
그럼에도 앨범은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콘서트 혹은 투어를 돌기 위한 초석을 까는 것도 있겠지만, 수많은 아티스트들은 ‘음악 업계의 사람’이기 전에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었으니까요. 수익을 떠나서 음원 단위의 작업물을 만든다는 것이 음악적인 커리어에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그들도 알고 있을 겁니다.
또, 팬들을 위한 길이기도 하고요.
시장의 흐름이 이렇게 흘러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이러한 흐름에 따라 사람들이 앨범을 통째로 듣는 일에 어색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앨범 전체를 돌리는 일이 자주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새로운 재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앨범을 단편집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하나의 연속된 이야기니까요.
이대로 시장이 흘러간다면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 앨범은 과거의 유산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노력하는 수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정당한 페이가 돌아가 음악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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